티스토리 뷰

이랬다저랫다 흥칫뿡!

우리 엄마 마음은 변덕쟁이예요.어떤 날은 이랬다, 또 어떤 날은 저랬다 하거든요.모두 날 위해 그러는 거라지만 흥칫뿡이에요!텔레비전에 불쌍한 사람이 나오면 눈물짓고,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하겠다고 작아진 옷을 세탁해 보내는 등 은기 엄마는 잔정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지 내 아파트 미분양 50여 채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임대한다는 소식에 집값 떨어진다며 흥분하지요. 아무래도 내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돕는 건 어려운가 봅니다. 은기가 동생이랑 다툴 땐 다 큰 애가 동생 하나 돌보지 못한다고 나무라면서 은기가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하면 쪼끄만 게 벌써부터 이성 친구 찾는다고 난리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은기가 두 친구를 집에 데려왔는데, 엄마가 친구 둘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습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얼마 전 아파트에 이사 온 지음이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냉랭했지요. 주말에 식당에 갔을 때도 평소 누군가에게 무릎 꿇는 일은 없어야 한다던 엄마가 식당 직원이 무릎 꿇고 주문받는 건 당연히 여깁니다. 우연히 식당에서 지음이네를 마주쳤을 때도 은기 엄마와 지음이 엄마는 식당 직원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랐고, 은기 엄마는 지음이 엄마가 잘난 척한다고 흉을 봅니다. 그런데 미국에 계신 은기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부모님은 은기를 데려가자니 학교랑 학원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두고 가자니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릅니다. 이때 지음이네서 선뜻 은기를 돌봐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멋쩍게 지음이네를 찾아간 은기 엄마는 지음이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지음이네의 안타까운 사연도 듣고 지음이 엄마의 사람됨을 느낍니다. 집으로 오는 길, 엄마가 은기에게 슬쩍 말을 겁니다. 지음이한테 잘해 주지도 못했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잘 알지도 못하고 지음이랑 놀지 말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잔소리도 엄청 하고, 가끔 소리도 지르는 엄마지만 잘못을 돌아보고 인정할 줄 아는 엄마라서 은기는 엄마가 참 좋습니다.

긴급 주민회의 ------------- 4
이삿짐을 막아라 ------------ 14
친구를 멀리하라고요? ---------- 23
엄마 생일을 망쳤어요 ---------- 36
고마워, 지음아 ---------- 47
작가의 말 ---------- 6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