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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fauv 2020. 9. 27. 20:05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한동일 교수의 화제의 명강의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품격 있는 응답

아직 꽃피지 못한 청춘, 그러나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것은 ‘꽃’이 아니라 그 근본이 되는 ‘뿌리’였습니다.
- 제자들의 편지 중에서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한동일 교수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저자의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서강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연세대, 이화여대를 비롯해 신촌 대학가를 벗어나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 일반인들까지 찾아오기에 이른다. 단순한 어학 수업에 그치지 않고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 제도, 법, 종교 등을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까지 종합 인문 교양 수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유학 시절의 경험과 공부의 어려움,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관계의 문제 등 삶의 면면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드러나는 삶과 죽음, 자존, 관계와 태도의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화두이다.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의를 찾아들었던 이유다. 이 책 라틴어 수업 은 저자의 강의 내용을 집약해 담은 것이다. 책 말미에는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이 책 출간을 기념해 보내온 편지를 함께 실었다.






서문

Lectio 1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
Magna puerilitas que est in me

Lectio 2 첫 수업은 휴강입니다
Prima schola alba est

Lectio 3 라틴어의 고상함
De Elegantiis Linguae Latinae

Lectio 4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Lectio 5 단점과 장점
Defectus et Meritum

Lectio 6 각자 자기를 위한 ‘숨마 쿰 라우데’
Summa cum laude pro se quisque

Lectio 7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Ego sum operarius studens

Lectio 8 캐사르의 것은 캐사르에게 돌리고 신의 것은 신에게 돌려 드려라
Quae sunt Caesaris Caesari et quae sunt Dei Deo

Lectio 9 만일 신이 없더라도
Etsi Deus non daretur

Lectio10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Do ut Des

Lectio 11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Tempus est optimus iudex

Lectio 12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
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

Lectio 13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Lectio 14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Hodie mihi, Cras tibi

Lectio 15 오늘 하루를 즐겨라
Carpe Diem

Lectio 16 로마인의 욕설
Improperia Romanroum

Lectio 17 로마인의 나이
Aetates Romanorum

Lectio 18 로마인의 음식
Cibi Romanorum
Lectio 19 로마인의 놀이
Ludi Romanorum

Lectio 20 아는 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Lectio 21 나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Desidero ergo sum

Lectio 22 한국 사람입니까?
Coreanus esne?

Lectio 23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i die ambulare

Lectio 24 진리에 복종하라!
Oboedire Veritati!

Lectio 25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
Vulnerant omnes, ultima necat

Lectio 26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Dilige et fac quod vis

Lectio 27 이 또한 지나가리라!
Hoc quoque transibit!

Lectio 28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Dum vita est, spes est

감사의 글

‘삶의 책장’을 짓는 라틴어 수업을 기억하며 - 제자들의 편지



왠지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드는 외국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라틴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라틴어는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 언어인데, 그래도 전문성을 띠는 특정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몇 가지 익숙한 문장을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이 말했던 "Carpe diem" 같은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라틴어 문장 하나쯤 외우고 있다고 하면 왠지 있어 보이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작 조금만 파고들면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게 되는 언어인 것 같다. 책 초반에 라틴어의 do 동사 활용표를 보고 기겁을 했을 정도였다. 세상에 이걸 어떻게 공부하나 싶어서 책을 괜히 읽기 시작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라틴어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다행히 언어와 관련된 로마 문화나 사람들, 생각 등 인문학이 주를 이루고 있는 책이었다.   언어는 사고의 틀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p.45   라틴어는 기본적으로 수평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언어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이가 많건 적건 상대를 내려다보지 않는 언어라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어려 보이면 일단 하대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또 그런 걸 많이 겪어서 그런지 언어에서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한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이런 예시로 편지를 보낼 때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라는 말이 관용적인 표현이겠지만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 "욕망"이라는 단어에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욕망하는 인간에 대해 말하는 부분을 읽으니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 욕망하지 않고 남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삶이나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욕적인 삶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훨씬 더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욕망은 당연히 좋고 긍정적인 것이어야 하겠다. 저자인 한동일 님의 개인적인 일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2002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읽지 않아도 훤히 예상됐는데, 당시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결과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일을 당할 뻔하고 심지어는 중요한 시험을 보러 갔더니 교수님이 나가라고 했다던 부분은 등골이 서늘했다. 그래도 교수님이 이성적인 사람이라 다행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달려본 사람만이 압니다. 또 그게 내가 꿈꾸거나 상상했던 것처럼 대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만큼 불필요한 집착이나 아집을 버릴 수도 있어요. 그만큼 내가 깊어지고 넓어지는 겁니다. p.137   인생에 대해 말하는 책은 대체로 에세이를 통해 많이 접했는데, 라틴어를 중심으로 삶과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왠지 모르게 괜찮다, 편안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책에 담긴 작가님의 온화한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라틴어를 통해 다시금 깨달은 인생의 의미, 앞으로의 나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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