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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충격이었다.서양사 문외한으로서 그동안 잡식성으로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서양사에 대한 얼개를 잡아 왔다.현대 세계가 서양에 빚진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서양을 배울 당위성에 대해서 생각하며가이드라는 직업과 관련하여 더 열심히 서양사와 철학과 문화를 섭렵하려고 노력했다.그렇게 얻은 지식들을 머리속에서 정리한다음,러시아를 여행오는 많은 한국 여행객들에게 풀어내곤 했다.그런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이서양인들에 의해 서양 중심의 왜곡된 견해를가감없이 수용한 결과라는 파괴적인 주장을 이 책은 하고 있다.다양하고 철저한 증거에 의해서 그 주장을 펴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나름 설득력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그래서 지금은 다시 혼동이다.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지식 중 상당부분을수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한편 러시아에 살면서 러시아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라는 질문에수없이 대답해야 했고, 또한 질문하기도 했다.그런데 러시아를 정의 내리려면유럽에 대한 정의도 내려야 한다.러시아가 유럽일 수 밖에 없는 점에 대해서그 동안 알고 있는 지식으로 설명해 왔지만,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논거를 변경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왜냐하면 지금까지 알고 있는 유럽의 정의 자체가한쪽으로 치우친 것일 수 있으니까.그래서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양은 없다 라고 말하고 싶다.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유럽을 통해 러시아를 이해하는 방법을 잘 써먹었었는데,그 유럽에 대한 이해 자체가 잘못되어 있으면그것을 통해 얻든 지식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친다.이제는 어떻게 균형잡힌 독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세계사 다시 읽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칼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저자인 강철구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유럽 중심의 기존 세계사를 비판하며 우리 시각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고 있다. 서양 역사학에서 유럽 중심적 세계사를 구성하는 데 본질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을 골라 그것을 우리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서양 학자들의 유럽중심주의에 대해서 대중을 상대로 다양한 그림과 사진을 통해서 흥미롭고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페이지마다 넘쳐나는 대형 사진과 그림을 통해 친절하게 세계사 이야기를 들려 준다. 또한 학계의 깊이 있는 논의들을 균형 있게 다뤘다. 학계의 논의를 중심으로 균형 감각을 유지하면서, 대중을 상대로 알기 쉽게 그러나 심도 있게 글을 전개해 나간다. 이 책은 유럽중심주의 해석이라는 오염에서 벗어나 유럽문명을 세계의 다른 문명과 대등한 선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창이 될 것이다.


1 세계사를 어떻게 바로 볼 수 있을까
2 고대 그리스 문명에 대한 환상
3 자유로운 유럽 중세도시라는 신화
4 부르크하르트와 르네상스
5 아메리카 정복과 유럽의 해외 팽창
6 16~18세기 유럽 자본주의 발전과 아시아 경제의 재평가
7 근대 자연법의 형성과 식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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