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을 긍정할 수 있어야 행복해집니다. 제가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에서도 역시, 자신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다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단계를, 마음의 평정을 찾는 첫째 단계로 규정하더군요. 이때 자신의 단점을 끌어안으라는 건, 무작정 합리화를 일삼으라거나(그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가 더 커집니다) 단점에 눈을 감으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쪽이죠.이 책의 저자는 카툰과 삽화를 담당하는 프리랜서라고 합니다. 사실 요즘 같은 불황에 여간 능력이 뛰어나지 않고서야 안정적으로 일감을 맡는 자체가 어렵고, 지속적으로 업무를 위임 받아 왔다면 그 자체가 대단한 수완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잘나가도 그 현황이 얼마나 유지될지 불안할 수밖에 없고, 일에서 소외되면 그로부터도 역시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게 당연하죠. 저자는 이처럼,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서도(동료, 동종업자들은 부러움의 눈길로 봤겠습니다만) "불안장애"라는 병을 새로 얻어야만 했습니다.저자가 아무래도 이쪽에 종사하는 분이다보니, 텍스트로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나가기보다, 주전공일 일러스트에 곁들여, 간결한 아포리즘이랄까, 자신이 직접 맞대면해 온 여러 문제를 함축적인 몇 마디를 거드는 형식입니다. 이 책의 저자님과는 종사 분야가 크게 다르지만, 저는 과학자 박경숙 박사님이 자신의 무기력증(helplessness)를 극복한 과정을 진솔하게 서술한 어느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도 무엇보다 저자가 그 "병"을 얻고, 싸우고, 끝내 몸과 마음에 떨쳐 내기까지의 긴 여정을 가감 없이(그리고 간결히) 서술한 점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불안장애"의 근원을 저자는 "자기 혐오"에서 찾습니다. 자신을 혐오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현재의 자신"을 혐오한다는 뜻으로 저자는 설명합니다. 왜 현재의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는가? 본디 있어야 할 나를 "현재의 나"가 몰아내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그 "나"는 아마 많은 현실과 내키지 않는 타협을 하고, 이상을 훼손하면서까지 자리를 보전한, 좋게 말하면 융통성 있고, 나쁘게 말하면 비겁한 자아일 겁니다. 내가 꿈꾸던 건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너는 왜 빛나고 순수한 꿈을 희생하고 구차한 이익을 택했니? 결국은 (이상적 자아를 향한) 자기애의 발현이 (현재의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로 바뀐 것입니다.이제 결론은 간명해졌습니다. 비록 소중한 많은 것을 잃은 나이지만, 그것을 어떤 대가(代價) 없이 날려 버린 건 아닙니다.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희생했다고도 볼 수 있죠. 무엇인가를 잃었지만, 그것을 아쉬워라도 할 수 있는 "자신"이 여전히 남아 과거를 그리워하기에, 현재의 나는 홍수에 떠밀려가지 않게 나를 지켜 준 고마운 은인이고, 한때 소중히 여겼던 무엇인가의 대상(對償)물로 여전히 남은 "나"입니다. 조금 더러워지고 금이 가긴 했어도, 여전히 "나"라서 소중한 그 자체로 보듬어 주면 안 될까요? "더 좋게 될 수도 있었는데"에 미련을 갖지 말고, "더 나빠질수도 있던 것을 이렇게라도 지켜 온 나"에 자긍심을 가져 봅시다. 나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IT을 쫓아내고 나와 화해하는 길이 여기에 있다는 게 저자의 가르침입니다.포털 재게시 주소http://blog.naver.com/gloria045/221086341048
작가의 극복기가 담긴 책

1991년, 베브 아이스베트는 카툰과 삽화 전임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다. 그 시기에 베브는 불안장애라고 부르는 마음의 병을 얻었다. 1993년, 병을 치유한 후 자신이 고통에서 벗어난 방법을 비슷한 병으로 고통받는 다른 이와 나누려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출간한 책들은 모두 호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두려움을 나타내는 캐릭터, ‘IT’을 고안하여 많은 이가 쉽게 마음속 고통을 이해하고 병을 이겨내도록 하였다. 병을 겪어본 적도 없는 이의 공허한 말이 아니라 마음의 병을 이겨낸 경험이 담긴 진솔한 이야기이므로, 더 큰 울림으로 마음에 와 닿도록 한다. 그녀의 그림과 글은 마음의 병뿐만 아니라 사회에 깔린 우울함의 근원을 설명하고 자아를 따뜻하게 보듬도록 하여서 누구나 좀 더 밝게 살아가는 데 힘이 되도록 한다.


서 문

들어가며_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기심에 관한 두려움_우리는 왜 우리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까?
자기혐오의 원인_나는 내가 싫어
변화에 관한 두려움_그건 모두 내 문제야
잃어버린 자아를 포용하라_나와 나의 그림자
용서와 자기애_나는 나를 용서해
다른 사람 용서하기_나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관계 속의 자아존중감_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지지하라_당신과 함께하는 사람을 사랑하라
자기애의 이로운 점_ 나, 나 자신 그리고 자아

댓글